방문기

개성방문기(2) - 북문과 관음사

눈자라기 2008. 6. 10. 23:15

박연폭포를 뒤로하고 산을 올랐습니다.

관음사라는 절을 가기 위함입니다.

 

 

 

 

산 중턱에도 큰 바위만 나올라치면, 이렇듯 문구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뒤로 크게 '조선로동당 만세'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사진은 교수님과 조교님, 동기 언니, 동생들과 찍은 사진입니다.

 

 

 

 

 

올라가는 중간에 보인 '마음' 모양의 나뭇잎입니다.

사랑싸움하며 반으로 쪼개진 것이

합쳐지는 날은 언제일까 하다가도

이것은 사랑싸움인가,

칼로 물을 베는 것이 아니니

그건 아닌가 보다

 

하다가,

 

소학교 아이들이 떠올라

마음이 좋지 않아졌습니다.

 

天命은 어쩔 수 없는가,

바로 옆에서 다르게 태어나 고되게 지내는가 하다가도

 

차라리 이곳 친구들과의 세계만 알 때에는

오히려

행복할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북문을 지나서

관음사로 갑니다. 그리 멀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느라 뒤쳐져 있었는데, 여기서부터는

되돌아 오시는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두 구는 한 묶음으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연결어미 '-와'가 들어갑니다.

 

이것도 마찬가지군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 '-는' 의 구성을 보입니다.

 

 

관음사 앞에 예쁘게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선죽교와 서원에서도

조경을 한 흔적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무언가 때묻지 않은 자연을 보리라는 기대는

충족받지 못했지만,

이러한 역사와 자연을 가꾸어 주고 있다는

 사실에 고마운 마음도 듭니다.

 

 

관음사는 대웅전과 탑 하나로 아주 아담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모되어 금방 무너질 듯한 탑을 보니 원천석의 시조가 떠오릅니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ㅣ로다

오백년 도업이 목적에 부쳐시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 계워 하노라

 

 

 

 

 

저와 함께한 많은

 

客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알록달록 치장된 문 안을 들여다 보면

 

 

 

 

여느 대웅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지요.

 

 

하지만 그 위에

 

 

색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전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고유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더 자세히 보면

 

 

닫집과 학입니다.

 

극락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부처님의 머리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층의 구조로 된

극.락.세계이지요.

 

두 마리의 학이 그 세계에 오는 이를 맞아주고 있군요.

 

 

 

 

 

 

대웅전 앞에 꽃들을 찍다가 비석 뒤편에 무언가가 적혀 있어

자세히 바라보았습니다.

 

 

잘 보이지 않아 '뽀샤시' 효과를 넣었더니 사진은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비석뒤에 보이지 않게 적혀져 있습니다.

'조선민주공화국'

 

함께 사진도 찍어주시고

닫집에 대해서 자랑도 하시던 스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 외딴곳에서 수련하시는 스님께 폐가 될텐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어도 되나..

 

했는데,

 

 

북한에는 종교가 허용되지 않지요.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네의 장승과 솟대도 찾아볼 수 없다합니다.

아예 그 존재자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깨우치고 와. 그래야 또 보지."

하셨는데,

 

그 깨달음은 불가적 깨달음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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