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歌詞) 가사체(歌辭體)의 긴 노랫말을 일정한 선율과 장단에 얻어 노래하는 성악곡으로서,
그 감정적인 표현이 자유로운 음악이다.
유래
가사의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단지 농암 이현보(李賢輔:1467∼1555)가 지었다는
어부사가『악장가사』(樂章歌詞)에 전하고 있다.
가사는 원래 통절형식(通節形式)의 장편가사(長篇歌辭)를 얹어 부르는 것이지만
뒷소리가 붙는 짧은 장절형식(長節形式)도 있다.
단가(短歌) 즉 시조와 같은 짧은 시가(詩歌)가 아닌 장편가사체는 고려의 가요(歌謠)에도 보이나
지금 음악으로 전승되는 것은 없다.
조선중기에 엮은『악장가사』(樂章歌詞)와 영조 때 엮은『청구영언』(靑丘永言)(1728)과 같은
많은 가사집에 여러 사설이 적혀 있지만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가사는 모두 12곡으로,
원래는『청구영언』에 17곡이 실려 있었다고 하는데,
이 중에서 7곡이 없어지고 다시 2곡이 더 생겨 현재 12곡이 되었다 한다.
현재 전하는 12가사는 금세기 초의 뛰어난 가객인 하규일(河圭一:1867∼1937)에 의해 8곡
(백구사, 황계사, 죽지사, 춘면곡, 어부사, 길군악, 상사별곡, 권주가),
임기준(林基俊:1868∼1940)에 의해 4곡
(수양산가, 처사가, 양양가 ,매화가)이 전승되었다.
가사의 음악적 특징은 매우 복잡한 편인데 그것은 가사가 비교적 근대에 성립된 까닭에,
전통적인 가곡이나 시조뿐 아니라 민요와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도 영향을 주고 받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반주악기
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대금, 피리, 해금,장구 등의 반주로 연주하기도 한다.
가사는 노래의 가락을 따라가는 형태의 반주를 하는데 이러한 형태의 반주를 "수성가락"이라고 한다.
이는 노래의 전부를 알아야 반주도 가능한 것이다.
특징
통절형식이 많고 장절형식도 있어서 일정한 형식이 없으며 남·여창의 구별도 없다
가사에 쓰이는 장단은 백구사, 죽지사, 황계사, 어부사, 춘면곡, 길군악, 수양산가,
매화가는 6박(拍) 장단인 도드리 장단이고 상사별곡, 처사가, 양양가는 5박(拍) 장단이며
권주가는 무장단(無長短)이다.
선율은 계면조가 주류를 이루고 대목에 따라 평조(平調)적인 선율이 섞여 나온다.
대부분의 가사들은 한 곡 안에 선법·창법면에서 여러 특징을 같이 포함하고 있어서
그 음악적 특징을 분류하기 어렵다.
가곡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서도소리나 남도소리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또는 잡가의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가사에는 가곡과 같은 화평정대한 가락도 있고, 향토잡가(鄕土雜歌)에서 보이는 향토적인 토리도 끼어 있고,
멋스런 거드렁성이 있는 것도 있고, 속목을 쓰기도 하여 가곡에 비하여 향토적인 맛이 있다.
음악의 멋
가사 음악의 본령이라면 담담한 속에서 은은하게 감득되는 문학적 향취가 그 맛이라 하겠다.
바꿔 말하면 서정적인 문학적 운치가 기품있는 선비 기질과 어우러지면서
잔잔한 선율에 실려가는 한아(閑雅)한 분위기,
그것이 곧 가사 음악의 본질이며 남다른 개성인 것이다.
-한명희-
시조와 가사는 잔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음악형식이다.
잔가락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공간이 필요하고 공간확보를 위해 반주가 없는 것이다.
다른 모습으로 바꾼다는 목적에서 시조나 가사와 같은 자유로운 형식의 음악을,
지휘를 필요로 하는 관현악으로 반주한다면 공간 박탈로 인해 그 음악은 성격이 변하게 된다.
규격화되지 않은 형식의 음악을 규격화시킬 때 본질이 훼손되거나 변하는 것이다.
규격화는 물리적 시간변화를 말한다.
-이성천-
가사는 가곡, 가사와 더불어 정가(正歌)로 분류되는 성악곡이다.
말하자면 가사는 주로 지배계층이 향유하던 노래라는 뜻이다.
그러나 가곡과는 달리 가사는 음악적으로는 가사를 딱히 정악이다 혹은 민속악이다 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 안에 여러 가지 음악적 요소들이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관성 없음"이 바로 가곡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진회숙-
12가사
백구사(白鷗詞) - 속세를 잊고 강호(江湖)의 우한(優閑)한 자연을 노래.- 느린 육박
아주 평화롭게 한가롭게 나지마라 너 잡을 내 아니로다.
성상(聖上)이 바라시니 너를 좇아 예 왔노라. 요류춘광(五柳春光) 경(景) 좋은듸
백마금편(白馬金鞭) 화류(花柳)가자. 운침벽계(雲枕碧溪) 화홍유록(花紅柳綠)한데
만학천봉(万壑千峰) 빛은 새뤄 호중천지별건곤(壺中天地別乾坤)이 여기로다.
고봉공만장청계울(高峯万丈淸溪鬱)한데 창송녹죽(蒼松綠竹)은 높기를 다투어
명사십리(明沙十里)에 해당화만 다 퓌여서, 모진광풍을 견듸지 못하여,
뚝뚝 떨어져서 아주 펄펄 날아나니 들아니 景일러냐.
황계사(黃鷄詞) : 이별의 아픔을 노래.
일조(一朝) 낭군(郞君) 이별후에 소식조차 돈절(頓絶)허다 지화자 좋을시고
좋을 좋을 좋은 경(景)에 얼시고 좋다 경이로다 지화자 좋을시고
한 곳을 들어 가니 육관대사(六觀大師) 성진(聖眞)이는 팔선녀(八仙女) 다리고 희롱한다
얼시고 좋다 경이로다 지화자 좋을시고
황혼(黃昏) 저문날 기약(期約)두고 어듸를 가고서 날 아니 찾나 지화자 좋을시고
병풍(屛風)에 그린 황계(黃鷄) 두 나래를 둥덩 치며 사오경(四五경) 일점(一点)에
날 새라고 꼬기요 울거든 오랴시나 지화자 좋을시고.
죽지사(竹枝詞) : 경치·인정·풍속 등을 노래. 일명 건곤가(乾坤歌)라고도 함.- 느린 육박 : 화려하고 멋있게
1)건곤(乾坤)이 불로(不老) 월장재(월장재)허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이 금백년(금백년) 이로구나.
"후렴" 어히요 이히요 이히요 아하야 어 - 일심정념(一心情念) 이로구나
아루느니나 아루나<BR>2)낙동강산(洛東江산) 선주범(선주범) 허니 취적가성(吹笛歌聲)이로나.
"후렴"
춘면곡(春眠曲) : 넉넉하고 넓은 마음으로 희망과 푸르름, 그리고 봄의아름다운 정경을 노래하고 있다.
춘면을 느짖깨여 죽창(竹窓)을 반개(半開)허니 정화(庭花)는 작작(灼灼)헌데
가는 나뷔 머무는 듯 안류(岸柳)는 의의(依依)허여 성긴 내를 띄웠세라.
창전(窓前)에 덜 괸 술을 이삼배(二三배) 먹은 후에 호탕(豪蕩)허여 미친 흥(興)을.
어부사(漁夫詞) : 벼슬을 버리고 한가하게 강호에 묻혀 사는 선비의 멋을 어부에 빗대어 노래.
설서설설빈어옹(雪빈漁翁)이 주포간(住浦間)허여 자언거수승거산(自言居水勝居山)을 배 띄어라 배 띄어라.
조조재락 만조래(早潮 落 晩潮來)라 지국총(至菊叢) 지국총(至菊叢) 어사와(於斯臥) 허니
의선어부일견고(依船漁夫一肩高)라.
청고엽상(靑孤葉上) 양풍기(凉風起)허고 홍요화변백로한(紅蓼花 白鷺閑)을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동정호리가귀풍(洞定湖裏駕歸風)을 지국총 지국총 어사화 허니 범급전산홀후산(帆急前山忽后山)을
길군악(길軍樂) : 놀이를 끝내고 돌아오면서 부르는 노래로 다소 상스러운 노래말로 이루어짐.
오날도 하 심심허니 길군악이나 허여를 보자.
『후렴』 어이없는 이년아 말들어를 봐라.
"입타령"
노우오 나 너니날루 노우오 나니 니루너이루너 이인니루라니나 루이히너나니나루
노우러니 나루노나 너니나니나루 노우오나니나루 노나니나루노나
가소가소 자네가소 자네 가다서 내못살랴
정방산성(正方山城) 북문(北門) 밖네 해 돌아지고 달이 돋아 온다.
눈비 찬비 찬 이슬맞고 홀로 찬비 찬 이슬맞고 홀로섯는 노송(老松) 남기 짝을 잃고서
홀로 섯냐 내 각시네 이리로 허다서 내 못살랴
『후렴』어이없다 이년아 말들어를 봐라
상사별곡(相思別曲) : 남녀의 이별을 애닯게 노래.
인간 이별 만사중에 독수공방(獨守空房)이 더욱 설다.
상사불견(相思불견) 이내 진정을 제 뉘라서 알리 매친 시름 이렁저렁이라
흐트러진 근심 다 후루쳐 던져두고 자나깨나 깨나자나 임을 모보니 가삼이 답답
어린 양자(樣子) 고혼소래 눈에 암암허고 귀에 쟁쟁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얼굴 듣고지고 임의소래 비나이다 하나님께 임 생기라 허고 비나이다.
권주가(勸酒歌) : 서로에게 술을 권하면서 부르는 노래.
불로초(不老草)로 술을 빚어 만년배(万年盃)에 가득 부어 비나이다
남산수(南山壽)를 약산동대(藥山東臺) 여즈러진 바희 꽃을 꺽어 수(壽)를 놓며
무궁무진(無窮無盡) 먹사이다.
수양산가(首陽山歌) : 수양산에 얽힌 백이(伯夷)·숙제(叔齊)의 고사(故事), 이태백의 달에 얽힌 고사를 노래.
수양산(首陽山)에 고사리를 꺾어 위수빈(渭水濱)에 고기를 낚아 의적(儀狄)의 비즌 술
이태백(李太白) 밝은 달이 등왕각(藤王閣) 높은 집에 장건(張騫)이 승사(乘 )허고
달 구경 가는 말명을 청허자 바람 불고 눈비 오니 오랴는가
동녘을 바라보니 자미봉(紫薇峯) 자각봉(紫閣峯) 자청청(自請淸) 밝은 달이 벽소(碧宵) 백운(白雲)이
층층방곡(層層坊曲)이 절로 검어 흰들 휘휜들
네헤로 니히네로 노너니나 네누헤루니루허고
나루이루 허고 네로나니 니 나루 나루 니루허고 네루레니 느니나로 느니나니
나느니나노 느니나노 노느니나.
처사가(處士歌) : 세상의 공명을 버리고 강산을 벗삼아 조용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생활을 노래.
천생아제(天生아제) 쓸데없어 세상공명(世上功名) 하직혀고
양한수명(養閑守命) 허여 운림처사(雲林處事) 되오리다.
구승갈포(九繩葛布) 몸에 걸고 삼절죽장(三絶竹杖) 손에 들고 낙조강호(落照江湖) 경 좋은데
망혜완보(芒鞋緩步) 닫었는데 요요향원(寥寥香園) 개짖는다. 경개무궁 좋은시고
양양가(襄陽歌) : 이태백이 중국의 양양에 머물 때 지은 시를 노랫말로 사용한, 술을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
낙일(落日)이 욕몰현산서(欲沒峴山西)허니 도착접유화하미(到着接惟花下迷)라
양양소아제박수(襄陽小兒薺拍手)허니 난가쟁창백동제(爛街爭唱白銅제)라
방인차문소하사(傍人借問笑何事)오 소쇄산옹취사이(笑殺山翁醉似泥)라
노노노자작앵무배( 자酌鸚鵡盃)로 백년 삼만 육천일(百年三萬六千日)에 일일수경삼백배(一日須傾三百)라
요간한수압두록(遙看漢水鴨頭綠)허니 흡사포도초발배(恰似葡萄初醱配)라.
매화가(梅花歌) : 늙은 기생(老妓) 매화의 슬픈 사랑을 노래.
매화야 옛등걸에 봄 철(節)이 돌아즐 온다.
옛 피였던 가지마다 피염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 분분(紛紛)허니 필지 말지 혀다마는
북경(北京) 가는 역관(譯官)들아 당사(唐絲) 실올 부부침을 허세
매세 매세 그물을 매세 오색당사(五色唐絲)로 그물을 매세 치세 치세 그물을 치세
부벽루(부碧樓)하여 그물을 치세 걸리 걸리 걸리소서 정든 사랑만 거걸리소서 물 아래 그림자젓다
다리 우에 중이 지나를 간다 중아 중아 거기 잠깐 섰거라 네 가는 인편에 말 물어를 보자
그 중놈이 백운을 가르치며 돈담무심(頓淡無心)만 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