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율 있는 글/古展詩調
-무제- 김시습
눈자라기
2008. 4. 4. 22:56
終日芒鞋信脚行(종일망혜신각행)
一山行盡一山靑(일산행진일산청)
一山行盡一山靑(일산행진일산청)
心非有想奚形役(심비유상해형역)
道本無名豈假成(도본무명기가성)
해와 함께 걸어 짚신 신고 다리에 맡겨 발길 닿는 대로 걷어간다.
하나의 산을 다하여 가면 또 하나의 산이 푸르르게 서 있구나
마음은 형상이 아니거늘 어찌하여 정신이 육체의 노예가 된다 할 수 있겠는가.
도의 근본은 도달하여 성취하는 것이 아니고, 그 끝이 없으니
어찌하여 거짓되게 그것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宿露未晞山鳥語(숙로미희산조어)
春風不盡野花明(춘풍부진야화명)
短笻歸去千峰靜(단공귀거천봉정)
翠壁亂煙生晩晴(취벽난연생만청)
간밤에 잠자리에서 깨어 아직 이슬이 성글지 않은 때에도 산 속 새들은 지저귀어 대고
춘풍은 그치지 않았어도, 들에 핀 꽃은 밝음을 더해가는구나
짧은 지팡이로 돌아가도, 수천봉 봉우리는 고요함 뿐인데
이끼 가득한 푸른 절벽에는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